복싱 초심자 때는 글러브 욕심이 먼저 생깁니다. 주먹 부상을 방지하고 더 힘 있게 운동하고 싶어 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6개월이 넘었을 때 복싱은 발로 하는 운동이다 라는 말을 듣고 신발에도 관심을 가졌습니다. 초심자 때부터 현재까지 복싱화와 농구화 모두 사용한 경험으로 장단점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농구화
평범한 뉴발란스 운동화를 사용하다가 제가 처음 복싱 전용으로 구매한 신발은 농구화였습니다. 왜 복싱화가 아니라 농구화를 구매하였을까요? 왜냐하면 친구의 추천 때문이었습니다. 원래 "농구화가 비싸기로 유명한 건 기술이 많이 들어가서 그런 것이다. 농구화 하나면 복싱은 물론이고 패션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고 다른운동 할 때도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점프하라고 나온 신발이라 줄넘기할 때 최고다." 친구의 말에는 일리가 있었고 장점만 골라서 듣고 나니 복싱화에는 관심조차 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농구화를 알아보던 중 나이키 르브론 제임스라는 모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레드 색상이 할인까지 진행하는 것을 발견하고 바로 구매했습니다. 친구의 설명대로 일반 운동화보다 착용했을 시 점프력이 훨씬 좋아져서 줄넘기와 스탭 연습에 매우 용이했습니다. 무게감은 조금 느껴졌지만 러닝머신을 뛸 때 부담감이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또한 쿠션 굽이 어느 정도 있어 키가 커지고 리치가 길어지는 효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신을 때도 뒤꿈치 부분에 있는 고리를 잡아당기면서 신으면 정말 편하게 착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디자인이 훌륭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체육관에서만 쓰려고 레드 색상을 선택했지만 블랙이나 화이트 같은 무난한 색상이라면 일상생활 중 착용하셔도 될 정도입니다. 하지만 사용하다 보니 단점도 있었습니다. 매트에서 훈련할 때는 장점만 보이지만 링에 올라가 서 스파링 훈련을 할 때는 단점이 부각됐습니다. 링 바닥도 쿠션이 있고 농구화에도 쿠션이 있기 때문에 스탭 후 정확한 착지가 어렵습니다. 발바닥이 바로 접지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스탭 도중 신발이 바닥에 쓸리는 현상도 있습니다. 심하게는 백 스탭 도중 뒤로 넘어질 뻔한 적도 있습니다. 또한 발에 회전력을 실어서 타격할 때는 밑창이 바닥에 걸려서 발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매트에서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고 혼자 스탭 연습 시에는 장점이 많지만 링위에서 스파링 시에는 취약한 면을 보입니다.
복싱화
사실 1년이 넘기까지 농구화만으로도 그닥 불편한 것을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링에서 스탭이 꼬여도 저의 실력 탓이라고 생각했지 장비 탓을 할 줄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생활체육대회에 참가하려면 무조건 복싱화를 착용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가성비로 5만 원대 프로스펙스 복싱화를 구매했습니다. 농구화에 길들여져서인지 처음에는 단점만 보였습니다. 밑창이 얇고 발바닥이 거의 바닥에 닻는 수준이기 때문에 줄넘기나 러닝을 할 때 신발의 도움을 받는 느낌이 전혀 없었습니다. 또한 리치도 줄어들어서 샌드백 트레이닝 시에도 평소보다 거리감이 짧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가장 치명적인 단점으로 신발을 신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복싱화는 발목을 보호하기 위해 끈이 발목까지 올라와있는데 발목 부문이 높은 하이 타입이 있고 그나마 낮은 미드 타입이 있습니다. 저는 신발 착용 과정이 불편한 것을 정말 싫어하기 때문에 발목 보호성을 조금 잃더라도 착용하기 편한 미드 타입을 주문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운동화를 신는 것에 비하면 끈 조절을 매번 해야 하고 그마저도 발을 넣기가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해결법으로 저는 구둣주걱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추가로 어차피 복싱화는 애초에 일반 신발보다 조금 작게 제작됩니다. 또한 끈을 꽉 조여서 발목이 흔들리거나 발바닥이 쓸리는 것을 방지할 수 있도록 착용하기 때문에 평소보다 한 사이즈 큰 것을 추천합니다. 평소보다 사이즈를 크게 선택함으로써 착용 시 불편함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으실 겁니다. 링에 올라가기 전까지 복싱화에 대한 단점만 느낀 저는 15만 원 정도를 투자한 농구화에 비해 너무 싼 가격을 지불해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심지어 체육대회 규칙 때문에 핸디캡을 안고 훈련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링위에 올라섰을 땐 왜 복싱화라는 이름으로 제작되었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꼬이던 스탭이 아주 경쾌하게 나갔습니다. 쿠션 굽이 없어 맨발로 푹신한 링 바닥을 그대로 밀 수 있었고, 발이 바닥에 끌릴 일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강력한 장점은 발의 회전이 너무 편했던 것입니다. 펀치력의 핵심은 팔의 힘이 아니라 몸 전체 회전력에 있습니다. 회전의 시작은 발부터인데 발바닥이 바닥에 걸리지 않고 아주 자연스럽게 돌아갔습니다. 덕분에 신발을 바꿨는데 펀치력이 늘어나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회전이 잘된다고 해서 바닥에 닿았을 때 미끄럽다는 느낌이 든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복싱을 즐기던 중 신발 구매를 고려하시는 분이라면 이글을 보고 현명한 선택을 하심에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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